클로드 코드를 며칠 써본 분들이 흔히 하는 착각이 하나 있어요. “이 정도 썼으면 이제 내 스타일을 좀 알아채지 않을까” 하는 기대요. 그런데 사실은 정반대입니다. 클로드 코드는 어제 나눈 대화를, 심지어 5분 전에 닫았다 다시 연 대화창도 전혀 기억하지 못해요. 매번 처음 만난 사람처럼 새로 시작합니다.
당황스럽죠. 지난 실습에서 “날짜별 말고 담당자별로 정리해줘”라고 분명히 알려줬는데, 오늘 새 문서 정리를 부탁하니 또 날짜순으로 묶어놓은 경험, 3편을 따라 해보신 분이라면 한 번쯤 겪었을 거예요. 클로드가 멍청해서가 아닙니다. 원래 그렇게 설계돼 있어요.
다행히 방법이 있어요. 클로드 코드가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무조건 먼저 펼쳐보는 메모장이 있거든요. 이번 편에서는 그 메모장, CLAUDE.md 파일을 한 번만 채워두고 계속 우려먹는 법을 알아봅니다. 어렵게 들리지만 실제로는 텍스트 파일 하나 만드는 일이니 겁먹지 않아도 돼요.
클로드 코드가 매번 낯을 가리는 이유

클로드 코드는 대화가 끝나면 그 내용을 통째로 지웁니다. 전문 용어로는 이걸 “컨텍스트 윈도우”라고 부르는데, 쉽게 말하면 대화 하나마다 새 메모장을 펼치는 것과 같아요. 어제 쓴 메모장은 서랍에 넣어버리고, 오늘은 빈 메모장으로 시작하는 셈이죠.
그러니 채팅창에 “저는 이런 말투를 좋아해요”, “파일은 이렇게 정리해줘”를 매번 새로 입력해야 합니다. 한두 번은 괜찮은데, 대화가 길어지면 앞에서 적어둔 규칙을 클로드가 놓치는 일도 생겨요. 사람도 지시사항이 스무 개쯤 쌓이면 헷갈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작업 폴더에 메모 한 장 붙여두면 벌어지는 일
CLAUDE.md는 클로드 코드가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무조건 먼저 읽는 파일입니다. 작업 폴더 입구에 붙여둔 포스트잇이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클로드)이 제일 먼저 그 메모를 보고, 그 내용을 기억한 채로 일을 시작하는 거죠.
이 파일을 손으로 처음부터 쓸 필요는 없어요. 클로드 코드를 켜고 작업 폴더에서 /init이라고 입력하면, 클로드가 폴더 안 내용을 훑어보고 CLAUDE.md 초안을 대신 만들어줍니다.
성공하면 이런 화면이 떠요: “CLAUDE.md 파일을 생성했습니다” 같은 문구가 뜨고, 폴더 안에 CLAUDE.md라는 파일이 새로 생깁니다. 열어보면 낯선 문장들이 잔뜩 있을 수 있는데, 잘못된 게 아니라 클로드가 자동으로 정리한 초안이에요. 마음에 안 들면 지우고 다시 써도 전혀 문제없습니다.
내 방식대로 CLAUDE.md 채우는 법

초안이 만들어졌다면 이제 내 손으로 다듬을 차례예요. 순서는 이렇습니다. ① /init으로 초안 생성 ② 메모장 프로그램으로 CLAUDE.md 열어서 훑어보기 ③ 내가 반복해서 말했던 규칙들 적어넣기 ④ 저장하고 새 대화를 시작해서 클로드가 그 규칙을 지키는지 확인하기.
처음에는 저도 욕심을 내서 규칙을 스무 개 가까이 욱여넣었더니, 오히려 클로드가 어느 것부터 지켜야 할지 헷갈려 하는 느낌이었어요. 핵심 규칙 5~6개로 줄이니 훨씬 안정적으로 따라오더라고요. 처음부터 완벽하게 쓰려고 하지 말고, 일단 짧게 시작해서 늘려가는 게 마음 편합니다.
# 내 작업 방식
- 나는 [예: 자영업자 / 사무직 직장인]이고, 이 폴더에서는 주로 [예: 거래처 문서, 재고 엑셀]을 다룬다.
- 파일 정리는 [예: 날짜별이 아니라 거래처별]로 나눠줘.
- 문서 요약은 [예: 3줄 이내, 존댓말]로 써줘.
- 엑셀은 [예: 첫 줄에 항목명, 숫자에는 천 단위 콤마]를 넣어줘.
-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예: 원본 파일을 삭제하거나 덮어쓰지 말 것]
# 확인이 필요한 경우
- 애매하면 마음대로 정하지 말고 먼저 나에게 물어봐줘.
템플릿을 채운 뒤에는 채팅창에서 클로드에게 다시 다듬어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어요. 아래 프롬프트를 그대로 넣어보세요.
방금 만든 CLAUDE.md 파일을 열어서 보여줘.
그리고 아래 내용을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다듬어서 CLAUDE.md에 추가해줘.
- 나는 파일을 정리할 때 항상 담당자 이름별로 폴더를 나눈다.
- 보고서를 쓸 때는 반말이 아니라 정중한 존댓말을 쓴다.
- 숫자가 들어간 표는 항상 오름차순으로 정렬한다.
추가한 다음 전체 내용을 다시 보여줘.
말 안 해도 알아서 기억하는 기능도 있다
자동 메모리는 내가 따로 적지 않아도 클로드가 작업하면서 알게 된 것들을 스스로 메모지에 남겨두는 기능입니다. 예를 들어 대화 중에 “이 규칙 꼭 기억해줘”라고 한마디만 해도, 클로드가 그 내용을 따로 저장해뒀다가 다음 대화에서 꺼내 씁니다. CLAUDE.md가 내가 직접 써 붙인 포스트잇이라면, 자동 메모리는 클로드가 일하다 말고 스스로 적어두는 업무 수첩에 가까워요.
저장된 내용은 채팅창에 /memory라고 입력하면 그대로 볼 수 있고, 잘못 저장된 게 있으면 지우거나 고칠 수도 있습니다. 두 기능을 언제 쓸지 헷갈린다면 아래 표를 참고하세요.
| 상황 | 쓸 기능 |
|---|---|
| 처음부터 확실히 정해진 규칙(말투, 금지사항) | CLAUDE.md에 직접 작성 |
| 작업하다가 그때그때 알게 된 규칙 | “기억해줘”라고 말해서 자동 메모리에 저장 |
| 저장된 내용이 맞는지 확인·수정하고 싶을 때 | /memory로 열어서 편집 |
Before: 새 대화를 열 때마다 “저는 담당자별로 정리해요”, “존댓말로 써주세요”를 매번 타이핑.
After: CLAUDE.md와 자동 메모리에 규칙이 쌓여 있어, 새 대화를 열자마자 클로드가 알아서 그 방식대로 시작.
클로드 코드로 할 수 있는 다른 활용이 더 궁금하다면 Claude로 웹사이트 UI 프로토타입 5분 만에 만들기도 참고해보세요. 같은 메모리 기능이 다른 작업에서도 똑같이 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 기능을 처음 쓰는데 어디부터 시작하나요?
터미널(명령어를 입력하는 검은 화면)을 열고 작업할 폴더로 이동한 뒤 claude를 입력해 클로드 코드를 실행하고, 그 안에서 /init을 입력하면 됩니다. 이게 CLAUDE.md를 만드는 가장 쉬운 시작점입니다.
Q. CLAUDE.md는 꼭 영어로 써야 하나요?
아니요, 한국어로 써도 문제없이 인식합니다. 다만 다른 사람과 폴더를 공유할 계획이 있다면 상대방이 읽을 수 있는 언어로 쓰는 게 좋습니다.
Q. CLAUDE.md 내용을 잘못 써도 되돌릴 수 있나요?
네, 그냥 일반 텍스트 파일이라 메모장 같은 프로그램으로 열어서 자유롭게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있습니다. 실수로 이상하게 써도 다시 고치면 되니 부담 없이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정리하며 — 다음은 안전장치 차례
CLAUDE.md는 한 번 써두면 계속 우려먹는 메모, 자동 메모리는 클로드가 알아서 쌓아가는 메모입니다. 이 둘만 챙겨도 매번 같은 설명을 반복하는 일이 크게 줄어듭니다.
그런데 이 메모장에 회사 자료나 개인정보를 적어도 괜찮을지 문득 궁금해지실 거예요. 클로드 코드가 내 컴퓨터의 파일을 직접 읽고 쓸 수 있다는 건, 잘못 다루면 위험할 수도 있다는 뜻이거든요. 다음 편 클로드 코드 권한 설정 — 초보가 꼭 알아야 할 안전장치에서 초보자가 반드시 알아둬야 할 안전장치를 다룹니다.